02년 여명차창 운남맹해조춘교목원차
지금 소개하는 차는 노반장 원료와 포랑산 대수차 원료를 병배해서 만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여명차창 초기 제품 중에 가끔 비정상적이다 싶게 비싼 차들은 대개 노반장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여명차창 제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인데, 이 차를 몇 년 전에 처음 접했을 때에 차품은 참 좋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여명차창 제품 주제에 너무 하는구나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세 배쯤 올랐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쉽게 구하기도 힘든 명품차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차는 상태가 좀 안 좋습니다. 백상도 좀 있습니다.
다행히 백상이 겉에만 조금 있고 속에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결점이 있기때문에 가격이 매우 싸게 나왔습니다.
보관상태만 좋았으면 환상이었을 텐데요.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은 것이, 만약 상태가 좋은 차였다면 소개할 엄두조차 못 냈을 겁니다. 시중가보다 아무리 싸도 차품이 엉망이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일단 시음을 해보겠습니다.
10g을 우려봅니다. 시음기를 쓰면서 카메라 조작이 잘못되어서 사진 색깔이 전반적으로 불그스름하게 나왔습니다. 이 점을 감안해서 봐주세요. ㅜㅜ
9시방향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 8포까지의 탕색변화입니다.
의외로 창미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1포에서 좀 습먹은 티가 좀 나고, 2포에서는 좀 농익은 느낌이 나는 정도입니다. 3포부터는 비교적 정상적인 맛과 향을 내줍니다. 내포성도 좋고 단맛이 아주 좋습니다. 일반 교목차 정도의 찻잎에서는 나올 수 없는 차운이 있습니다. 포랑산 계열의 고급 대수차에서 나는 그런 느낌 말이죠. 비싼 차는 확실히 제 값을 한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습창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나 자연습을 좀 먹어서 백상이 조금 끼어 있으며, 완전 깔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탁한 기운이 나는 것도 아닙니다. 다소 결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단히 훌륭한 차품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엽저를 보면 다 멀쩡합니다. 두툼하고 부드럽고 탄력도 좋습니다. 소위 습창차와는 완전히 구별됩니다.
같은 통에서 나온 차 한 편을 더 시음해보려고 개봉했습니다.
이 차는 위의 것보다 백상이 현격히 적고 상대적으로 깔끔합니다. 시음해보니 습을 먹은 티가 덜 납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대동소이한 맛과 향을 갖고 있습니다. 7편이 들어 있는 죽통 포장 안에서 맨 위와 맨 아래에 있는 병차가 대개 습을 쉽게 먹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것들이 상태가 좋은 거죠. 이렇게 일부러 습창에 넣은 것이 아닌 자연습을 먹은 차들은 좋은 환경에서 거풍을 일정 기간 해주면 차성이 살아나서 좋은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제가 일주일 정도 거풍한 후에 시음하면서 찍은 겁니다.
겨우 일주일 거풍했는데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잡미가 많이 빠졌고 창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정도라면 지금 당장 즐기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엽저를 보이는 05년 이전의 차라면 무조건 지르시길 권합니다. 웬만한 차에서는 볼 수 없는 포스가 있습니다.
이 차는 습을 먹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냥 놓치기 아까워서 제가 무리해서 소량 들여왔습니다. 시중가보다 훨씬 싸게 들여왔다고는 해도 원체 고가의 차이다 보니 출혈이 좀 있네요. 제가 다 소장하기엔 조금 부담이 되는 양이라 일부는 이번 공구에 내놓겠습니다. 습을 먹었다는 것이 부담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샘플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택배비 포함 2만원을 입금해주심 20g을 보내드리겠습니다.